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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은 사진을 보며 쓰는 글, 김경태 <표면으로 낙하하기>

사진을 찍은 사진을 보며 쓰는 글 김경태 , 휘슬, 2019. 5. 17 - 6.22 글 이기원 ...더보기 서류가 복사기를 거치면서 복사(Photocopy)될 때, 그 위에 손으로 쓴 글씨나 밑줄 또는 펜의 압력으로 생긴 자국은 평면 이미지상에서는 거의 비슷하게 복제될 수 있지만, 3차원의 맥락에서 따져보면 원본과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잉크가 종이에 완전히 스며들거나 펜을 긋는 압력으로 인해 종이에 생긴 미세한 굴곡과 같은 흔적들은 분말 형태의 복사기 토너로는 온전히 재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진(Photography)도 피사체의 표면적인 모습은 재현할 수 있을지언정, 대상 자체를 그대로 재현하거나 질감까지 복제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이를 렌즈 앞에 놓인 피사체를 재현한다거나 복제..

  • 2019.06.28 19:36

부서지기 쉽지만 무너지지 않는, 권세정 <아그네스 부서지기 쉬운 바닥>

부서지기 쉽지만 무너지지 않는 권세정, , 인사미술공간, 2019.4.19 – 5.18 글 조은채 끝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아그네스 부서지기 쉬운 바닥. 이 모호하고 분절된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서 끝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이야기가 이야기가 되는 것은 끝이 알려졌을 때”이고 신데렐라는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 유리구두를 잃어버려야만 했다는 존 버거(John Berger)의 말을 떠올리면서. ① 권세정의 첫 번째 개인전 은 작가의 작업 경향을 전반적으로 아우르기 때문에 전시의 끝, 다시 말해 결론을 찾기는 쉽지 않다. 서문을 살펴보면 이번 전시의 키워드가 ‘엄마(혹은 어머니, 여성)’, ‘피해자의 이미지’, ‘늙은 개, 밤세’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사미술공간의 지하와 1층 그리고 3층을..

  • 2019.06.28 17:40

더하기 더하기 빼기, 정지현 <다목적 헨리>

더하기 더하기 빼기 정지현 , 아뜰리에 에르메스, 2019. 3. 9 - 5. 5 글 콘노 유키 오늘날 건축물과 도시의 모습을 볼 때, 계획성에 충실한 전체성과 달리 덧붙이고 임시적으로 만들어놓은 장식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장 앞에 갖다놓은 광고판, 공적 정당함을 재미나 유희로 보장하는 뽑기매장과 싼 가격으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수입과자 매장은 도시의 빈 공간을 채우는 데 유용하게 쓰이며, 공공 조각을 비롯한 조형물은 세련됨을 주장하려고 도시공간에 들어선다. 이것들은 도시의 모습을 짜깁기가 아닌 ‘패치워크’로 재구성한다①. 짜깁기가 흠을 메워 전체상을 다시 유지한다면 패치워크는 파편들의 조합이다. 전체적인 흐름과 조화를 고려하여 구성되지 않는 도시공간은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나열된다. 따라서 앞서 ..

  • 2019.06.28 14:56

박하사탕으로 알아보고 나서―하얀 마름모꼴 이후, <박하사탕>

*이 글은 도록에 실릴 예정입니다. 박하사탕으로 알아보고 나서―하얀 마름모꼴 이후 , 별관, 2019.2.7-2.21 글 콘노 유키 박하사탕을 인식하려면 시각적인 경험에만 의존할 수 없다. 말하자면 체험을 통해서 비로소 우리의 시각적인 인식과 연결된다. 겉보기에 보석처럼 보이는 박하사탕은 아예 처음 봤을 때, 먹을 수 있고 입에 넣으면 없어지는 사탕이라는 생각을 누가할 수 있을까? 지금이야 직접적 혹은 간접적 경험―먹었거나 “이게 사탕이래!”라고 들었거나―을 통해 그것을 박하사탕으로 인식할지 몰라도, 겉보기에는 마치 보석 같이 생겼다. 박하사탕을 ‘박하사탕으로’ 인식하려면 그 ‘보석 닮은 것’을 입 안에 넣어야 한다. 먹다가 깨지고 점점 없어지는 사탕은 애초의 모습으로 온전히 있질 못한다. 변형과 소멸로..

  • 2019.06.28 14:54

향이 나는 푸른 맛을 만지는 손, WTM decoration & boma <Rebercca လက် and The Cost>

* 본고는 전시와 함께 출간된 도록에 실린 글입니다. 향이 나는 푸른 맛을 만지는 손 WTM decoration & boma , 갤러리SP, 2019.6.20 - 7.4 글 이상엽 ‘손’을 떠올리며 박보마가 언어로 빚어 만든 가상의 인물 ‘레버카 손(Rebercca လက်)’은 검은 피부에 에메랄드 빛의 깊은 눈을 가진 러시아 출생 남성으로, 그는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조향 아카데미에서 조향 코스를 끝마친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양쪽 팔을 잃게 된다. 신비하게도 레버카 손은 두 팔을 잃은 후에도 향수를 만들고, 스스로의 이름을 종이 한가운데 서명하기도 한다. 박보마는 ‘레버카 손’이라는 이름을 붙여 한 존재를 탄생시킨 이후 이 인물을 구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손이 없는 사람이 만드는 향수 이야기”에..

  • 2019.06.27 21:38

벽|벽지: 페인팅과 오브제 사이, 혹은 오브제 위에서, 이미정 <The Gold Terrace>

'Multi-function storage box'(2018), (detail cut)벽|벽지: 페인팅과 오브제 사이, 혹은 오브제 위에서이미정 , 아트딜라이트, 2018.11.09-12.02글 콘노 유키누워 있으면서, 시트, 베개 커버, 담요 커버 등을 그야말로 하찮은 장식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이것이 의외의 실용품이라는 사실을 스무 살 정도나 되어서 알고는, 인간의 검소함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1948)중에서어떤 작품을 보는데 그것이 ‘더 이상’ 페인팅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란 그 작품에서 완전히 페인팅의 성격이 배제된 것을 말하지 않는다. 예컨대 건축물을 보고 페인팅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달리, 작품에 페인팅의 성..

  • 2019.03.03 22:59

2018년 결산 : 한 해의 시작은 봄부터 아니겠어요 ( ͡° ͜ʖ ͡°)

와우산 타이핑 클럽의 2018년 결산✨은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시작했거나 종료된 전시를 기준으로 1명의 멤버라도 본 전시는 목록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트는 본래 콘노 유키가 내부용으로 작성해둔 ‘전시 격납고'에 기반합니다. 멤버 중 아무도 보지 못한 전시는 목록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므로 이는 2018년 전체 전시 리스트가 아님🙅🏻‍♀️을 밝힙니다. 멤버들은 2018년 한 해 동안 총 494개의 전시를 봤습니다. 이중 8명의 멤버가 모두 관람한🙋🏻‍♂️🙋🏻‍♀️ 전시는 총 12개였습니다. 시트에서는 494개의 전시를 개인전/단체전/레지던시/판매행사/오픈스튜디오/소장품전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했고, 전시 시작일을 기준으로 정렬했습니다. WTC 멤버들이 텍스트를 생..

  • 2019.03.01 16:02

2018 전시 결산 - 김이현

👩🏻‍💻2018 전시 결산📊 - ✍️김이현 1. 가장 좋았던 개인전차슬아 (취미가)돈선필 (취미가)손주영 (취미가) 우선 취미가에서 열린 차슬아 작가의 가 재밌었다. 인벤토리 창 같은 벽면에 작가는 다양한 조각들을 채워 넣었고, 관객들에게 흔하지 않은 촉각의 경험을 제공했다. 이 단순한 경험은 관람객들의 시각에 대한 인지 과정을 혼란스럽게 했다. 눈으로 볼 때 예상되던 질료의 촉감이나 무게 등이 전혀 예상 밖이었던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다른 전시에서 조각을 마주할 때마다도 눈앞의 물질이 보이는 대로, 예상대로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계속하게 머..

  • 2019.03.01 10:38

2018 전시 결산 - 조은채

👩🏻‍💻2018 전시 결산📊 - ✍️조은채1. 가장 좋았던 개인전박민하 ‘Cosmic Kaleidoscope’<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두산갤러리)이은새 <밤의 괴물들>(대안공간 루프)줄리앙 프레비유 <핀치-투-줌>(아트선재센터)박민하 작가의 ‘Cosmic Kaleidoscope’은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두산갤러리)라는 전시 안에 있는 비밀 극장(?) 같은 느낌이 좋았다. 바깥에 포스터와 상영 시간이 적혀있고, 커튼을 열고 안으로 입장하는 구조. 괜히 유랑극단 공연 보러 입장하는 과거의 관객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의자도 극장 의자 같아서 오랜만에 영상을 정말 ‘관람’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미술관에서의 다른 많은 영상 작업이 이제 어떤 의미에서는 관람/몰입보다는 머물다 가는 방..

  • 2019.03.01 04:43

2018 전시 결산 - 이기원

👩🏻‍💻2018 전시 결산📊 - ✍️이기원1. 가장 좋았던 개인전/작품송민정 (취미가) / 차슬아(취미가) / 우한나(왕산로9길 24 삼육빌딩) 어떤 분위기 자체를 자신의 작업으로 선보여왔다는 맥락에서 이전의 작업들은 이 분위기가 작용하는 범위가 영상이 상영되는 스크린 안으로만 한정됐다면, 이번 전시 에서는 이를 전시장 전체로 확장시키고, 관람객 개개인에게 주어진 태블릿과 이어폰을 통해 영상을 상영하면서 관람객이 작가가 제시한 분위기에 훨씬 더 몰입할 수 있게 유도했다. 특히 영상을 통해 관객의 동선과 이동하는 타이밍까지 제시하면서 단순히 어떤 영상을 ..

  • 2019.02.28 21:10

2018 전시 결산 - 곽현지

👩🏻‍💻2018 전시 결산📊 - ✍️곽현지1. 가장 좋았던 개인전 + 2. 기획 자체가 좋았던 전시박소현, 이은지 <짐과 요동> (공간형/중간지점) + 박경진 <현장> (인사미술공간)종종, 미술의 존재감이 너무나 먼지같아서 미술을 둘러싼 모든 것이 사라져도 이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걸 생각하면 서운(?)할 때가 있다. 박소현과 이은지의 2인전 <짐과 요동>과 박경진의 개인전 <현장>은 이런 나약한 미술과 미술에 대해 글을 꼼지락거리는 더욱 나약한 나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짐과 요동>은 물음표로 가득찬 전시였다. 전시의 리플렛이 주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고, 전시공간의 사물이 작품인지 그저 보관되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고, 이 작업은 2명 중 어떤 작가의 작업인지, 만져도 되는지, ..

  • 2019.02.28 00:45

2018 전시 결산 - 콘노 유키

👩🏻‍💻2018 전시 결산📊 - ✍️콘노 유키1. 가장 좋았던 개인전이은새 <밤의 괴물들>(대안공간 루프) / 김민희 <오키나와 판타지>(합정지구)이미정 (아트딜라이트) / 유지영 (레인보우큐브갤러리)공통적으로 페인팅인데 각각 작가의 의도나 지향점이 뚜렷해서 기억에 더 남은 것 같다. 이은새 작가와 김민희 작가는 젠더와 연관되는 주제를 공통적으로 보여주는데, 전자의 경우는 (장면으로 직접 다루기도 하는) ‘눈덩이를 세게 맞은 듯한’ 인상을 주는 반면, 후자의 경우는 평평한 대지에서 서서히 ‘융기’(기획자는 ‘발사’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지만)하며 상대적으로 잠잠한 표현 속에 튀어오른 힘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자는 “괴물들은 낮에는 과연 괴물로서..

  • 2019.02.26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