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C의 스크랩 - 이상엽

📍 이상엽의 스크랩 - 5장

01번 : COM / 03 - B. 호랑이 인형

02번 : Thomas Sauvin / 03 - 3

03번 : 장성은 / 07 - 두껍아 두껍아#2 Light jet print 35.56X28.91cm

04번 : Mazaccio & Drowilal / 06 - King of New-York, Wild Style

05번 : Mazaccio & Drowilal / 10 - The Perfect Storm, Wild Style

1. 가기 전에 생각했던 키워드 혹은 선정기준은 이렇습니다.

👉 작년 <더 스크랩>의 사진 구매 경험에서 느낀 바, 가지고 싶은 사진들을 열심으로 메모했다가 쇼룸 마지막 공간에 이르러 좋아하는 작가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발견하고 그 작가의 사진에 올인하고 만 ‘충동적 감각’을 기억해내며... 결과적으로 별다른 키워드나 선정기준 없이 <더 스크랩>을 찾았다. 

2. 쇼룸에서 사진을 고르면서 실제로 작동한 기준은 이랬습니다.

👉 먼저 쇼룸을 돌며 가지고 싶은 사진과 시각적 흥미를 자극하는 사진 중심으로 메모장 한데 번호를 기록했다. 총 33장의 사진 번호를 메모했고, 1000장의 사진 모두가 축소되어 붙어 있던 벽면에 서서 메모한 번호와 개별 사진을 다시 맞춰가며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33장의 사진에서 공통되는 지점을 찾았더니 ‘장식과 패턴’, ’사물 조각’의 두 분류로 나뉘었고, ‘장식과 패턴’을 키워드로 잡은 다음 사진을 소거해 나갔더니 총 8장의 사진이 남았다. 3장의 사진을 더 걸러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동일 작가의 사진으로 추정되는 4장의 사진에서 3장을 소거하기로 결정하였다. 

3. 이 사진을 왜 골랐냐면.. 💁🏻

01번 : 다채로운 문양의 카펫 위로 올라 앉은 고양이가 호랑이 인형 사진이 담긴 액자를 보고 있는 모습에서 위트를 느꼈다. 호랑이 사진을 보는 고양이와, 호랑이 사진을 보고 있는 고양이 사진을 보는 본인의 뒷모습을 상상하니 그 또한 재미있는 장면으로의 점프였다.  

02번 : 고심 끝에 제일 마지막에 선택한 사진으로, 이 작가의 사진으로 추정되는 다른 3장의 사진 또한 후보에 있었다. 90년대 가량 필름 카메라로 찍고 현상한 것으로 보이는 빛바랜 사진을 중심에 두고 사진 속 형상 일부를 가져와 패턴화한 프레임의 구성이 옛스러우면서도 묘하게 아름다웠다. (참고로 다른 3장의 사진이 아닌 이 사진을 선택한 이유는 1000번째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03번 : ‘장식과 패턴’이라는 키워드를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진이다. 분홍색 꽃송이들이 새겨진 하얀색 커튼 위로 반복되는 모양의 철재 창틀이 이루는 재료와 패턴의 대비되는 겹이 인상적이었다. 

04번 : '꽃무늬'는 장식이나 패턴을 떠올릴 때 빠질 수 없는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사진 속 어떤 이가 입은 꽃무늬 반팔 셔츠와 바로 뒤 팻말처럼 보이는 것에 새겨진 꽃무늬 패턴의 병치/연속이 귀여웠다.

05번 : ‘장식과 패턴’을 키워드로 잡은 다음 주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바다 위를 점프하는 돌고래 무리의 도약과 석양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4. 모아놓고 보니 이렇네요

👉 구매 후 사진 정보를 확인하고 가장 놀랐던 건, 1번째 COM의 사진을 제외한 4장의 사진 모두 ‘프랑스’와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이었다. 프랑스 아티스트 듀오 Mazaccio & Drowilal과 프랑스 컬렉터이자 작가인 Thomas Sauvin, 파리에서 오랜 기간 공부한 장성은의 사진을 골랐던 본인은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어딘가에 꿈틀거리던 ‘블란서’ 감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장식과 패턴’을 키워드로 삼은 탓인지, 5장의 사진을 쪼로록 한데 펼쳐두니 시각적으로 조금은 산만하고 부산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5. 고르지 못했으나 눈에 밟히는 사진은

 

👉 앞서 개별 사진 설명에서 언급했던 마지막까지 고심한 Thomas Sauvin의 다른 사진들... 그중에서도 팬더 모양 패턴이 있던 0911번 사진이 가장 눈에 밟혔다. 그래도 구매한 1000번째 사진 한 장을 토대로 사진 정보를 확인하고 작가 홈페이지(www.beijingsilvermine.com)를 찾았다. 가지지 못한 사진들은 모니터 화면을 경유하여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6. 다른 멤버들의 스크랩을 살펴보고 나니

👉 다른 멤버들의 스크랩을 보며 "아, 이 사진!" 하고 후보에 두고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선택하지 않았던 사진이 있는가 하면, "에, 이런 사진이 있었나요?" 하며 처음 본 것만 같은 사진이 있기도 했다.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구성으로 비치된 1000장의 사진을 훑으면서도 지나치고 머무르는 시선이 이렇게 다양하구나 생각했다. 10명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사진의 다채로움은 말할 것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