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C의 스크랩 - 정소영

📍 정소영의 스크랩 - 5장

01번 : 박현성 / 09 – Untitled

02번 : 구본창 / 05 – KSS 001 서울.1988

03번 : 박찬경 / 06 – 승가사 가는 길 – ‘더 스크랩’ 시리즈06

04번 : 박현성 / 05 - Island in the sun

05번 : Bahc.(Bahc Shin Young) / 07 – a new shrine

 

1. 가기 전에 생각했던 키워드 혹은 선정기준은 이렇습니다.

 

👉  연말이기도 해서 2017년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사진으로 고르려고 했다. 유난히 사회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2017년의 해학이 담긴 사진이랄까

 

2. 쇼룸에서 사진을 고르면서 실제로 작동한 기준은 이랬습니다.

 

👉  막상 쇼룸에 들어서고 1000장의 사진을 바라보니 미리 생각한 키워드에 맞춘 사진을 고르는 것 보다 본능적으로 끌리는 사진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두번 이상 시선이 머문 작품을 위주로 선별하게 되었다.

 

3. 이 사진을 왜 골랐냐면.. 💁🏻

 

01번 : 처음 봤을 때부터 선물하려고 고른 사진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나뭇가지를 꽃다발처럼 감춘 뒷모습이 오 헨리의 단편 ‘크리스마스 선물’을 생각나게 했다.

 

02번 : 미리 생각해 두었던 키워드에 맞춰서 바라본 작품이었다가 장소를 둘러싼 전체적인 색감이 회화적으로 다가와 다시 살펴본 작품이었다. 포커스 된 바람 풍선의 산타 미소가 이질적이어서 괴기스럽다가도, 과장되게 밝은 미소의 붉은색 산타의 모습이 폐허 속 희망의 붉은 꽃으로 보였다.

 

03번 : 따뜻한 노란빛의 빛이 비치고 있는 어느 산속 모습에서 동물인지 그것의 가죽인지 알 수 없는 형체가 놓여 있다. 유심히 바라봤을 때 비로소 그것이 얼룩말 무늬를 한 담요 쓰레기 더미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물의 가죽이 벗겨져 다시 버려진 것 같은 포착된 자연의 순환이 담긴 사진으로 입고 있던 가죽옷을 다시 쳐다보게 했다.

04번 : 방에 걸어 놓으면 참 예쁠 것 같은 색감의 사진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죽은 나뭇가지를 화병에 꽂아두고 창문으로 들어온 빛을 손으로 바치고 있는 광경이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아 한참을 쳐다봤었다. 여전히 그 답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진 자체가 전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05번 : 빌딩의 측면을 비추고 있는 사진은 빌딩 가운데의 미묘한 일렁임을 포착했다. 유심히 봐야지만 그것이 얇은 검은색 망사가 불러일으킨 착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사진은 진실을 알기 전까진 잠시 해리포터의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의 신비함을 느끼게 했다 

4. 모아놓고 보니 이렇네요

 

👉  3개의 작품 작가노트에 반복적으로 들어간 설명이 바로 ‘빛’이었다. 그러고 보니 고르지는 않았지만 아쉬웠던 작품에도 대부분 빛이 중심이 되어 있었다. 아마도 빛이 주는 감성과 변화에 많이 끌린 것 같다.

 

5. 고르지 못했으나 눈에 밟히는 사진은 

👉  0449 뒤집힌 ‘RUS’ 간판에 포커스가 맞춰진 사진은 흐리게 탱고 하는 남녀의 움직임을 흑백으로 담아냈다. 사진을 통해 무언가의 메시지를 표현한 것 같아 찾아보니 프랑스어 전치사인 ‘sur’의 뜻이 ‘의지하여’ 였다. ‘유레카’를 외치던 순간이었다.

 

6. 다른 멤버들의 스크랩을 살펴보니

 

👉  작품을 보면서 WTC 멤버들을 떠올리며 좋아할 것이라 예상한 작품을 어김없이 그 당사자가 고른 작품들이 있었다. 선택한 작품과 선택한 이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