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C의 스크랩 - 장예지

📍 장예지의 스크랩 - 5장

 

01번 : 이서연 / 06-water08 

02번 : 조혜진 / 09-Lyon, Flat statue 

03번 : 이제 / 03-축대 

04번 : 임소담 / 06-Two hands

05번 : 천만리 / 10-Two Buildings, 2017

 

 

1. 가기 전에 생각했던 키워드 혹은 선정기준은 이렇습니다.

👉  <더 스크랩>에 참여한 것이 처음이라서 구체적인 키워드나 선정기준을 미리 정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감이 안잡혀서 정할 수 없었다. 나열된 사진들의 결을 웬만큼 파악하고 나서 선택하겠다고 생각했고, 사진에 대한 취향을 발견해보자! 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2. 쇼룸에서 사진을 고르면서 실제로 작동한 기준은 이랬습니다.

👉  어떤 사진은 시선을 계속 붙잡았으므로 일부는 생각이 작동하기 전에 시선을 붙잡는 것을 택했다. 다른 일부는 '볼륨' 또는 '회화적'사진이라는 키워드로 수렴하는 것을 고르려고 했다. 지금 보니 시선을 계속 붙잡았던 사진들은 당시의 기분을 꽤나 반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들을 여러번 보면서 랭킹 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하나에 꽂히면 잘 바꾸지 못하는 성격 덕에 고르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 되지는 않았다. 

3. 이 사진을 왜 골랐냐면..💁🏻

 

01번 : 파도나 물의 이미지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콸콸한 물결로 보였는데 다시 보니 몽글몽글한 머드처럼 보이기도 했고, 물의 볼륨 또는 패턴을 포착한 순간이 재밌었다. 같은 작가로 추정되는 다른 사진들도 눈에 들어왔는데 처음의 선택을 유지하고 싶었다.

02번 : 잠시 사진을 찍는 작가의 시야를 상상해 봤다. 유럽의 박물관 어딘가에서 수 많은 대리석 조각 앞에 서 있던 기분이 들었다. 3차원의 입체물이 2차원의 평면 작업과 함께 프레임에 배치 되었을 때 볼륨이 와해되고 채도가 밝은 평면작업처럼 보였다. 나중에 보니 사진 제목이 'Lyon, Flat statue'였다. 

03번 : 평소에 이런 색감을 선호하기도 하고, 마치 고양이가 배경에 묻어있는 것 처럼 보이는게 마음에 들었다. (고양이 좋다) 고양이 털의 질감이 배경이 되는 평면회화의 붓터치와 닮았다고 느꼈다. 

04번 : 불상의 우아한 수인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불상의 파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세라믹 작업이었고, 완성품의 파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이었다. 볼륨감이 느껴지는 입체물이 플랫하게 사진에 담긴 것이 재밌었다. 고졸한 미감의 세라믹 작품을 좋아하기도 한다. 세라믹 작품의 질감이나 색감이 보슬보슬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05번 : 순전히 시선을 잡았던 사진이다. 따듯해보이는 색감과 달리 건물에 홀로 남아있는 사람의 적적한 분위기가 괜스레 쳐다보게 한다. 처음에는 전체적인 사진들과 논외로 봐야 하는 사진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정제된 두터운 볼륨감을 보여주는 사진인 것 같다.  

4. 모아놓고 보니 이렇네요

👉  전체적으로 패턴이나 볼륨, 질감이 전면에 느껴지는 사진이다. 대부분의 사진이 조각이나 회화를 본업으로 삼는 작가들의 것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서연 작가를 제외하고) 어쩔 수 없이 눈에 익은 회화나, 조각과 같은 요소들이 담긴 사진에 대한 선호가 있는 것 같다. 조혜진, 이제 작가의 사진은 구도가 유사 했고, 색감이나 패턴도 닮았다. 결과적으로는 회화적?으로 작동하는 사진들이나 회갈색, 밤색 계열의 따듯한 색의 사진들이 많았다. 그리고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모두 여성 작가의 사진이었다. 고른 사진을 모아서 배치한다면, 화면이 꽉 찬 사진들이 많아서 그리 조화롭게 보이지는 않는다. 한 데 모아서 벽에 걸어두기엔 너무 장식적이거나 정신 사나울 것 같다. 사진들 간의 조화를 고려했다면 중간중간 여백으로 기능하는 사진들이 필요했을 것 같다. 볼륨과 패턴이라는 키워드를 대 본다면 전체적인 일관성은 지켰다고 본다. 

 

5. 고르지 못했으나 눈에 밟히는 사진은

👉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뒤, 소거해가며 골랐다. 아이폰을 쓰는데 집에 오면서 사진을 다 지웠고, '최근 삭제된 항목' 조차 2차로 다 지웠다..

6. 다른 멤버들의 스크랩을 살펴보니

👉 각자 관심을 갖는 '이미지'의 범주나 이미지가 사진에 구현되는 방식에 대한 선호, 취향 등이 그대로 묻어나서 다른 멤버들의 스크랩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또한 사진을 고르는 과정-조합에 이르는 스크랩에 본인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다. 내가 고른 스크랩 옆에 곽현지님의 스크랩을 두었을 때 썩 조화롭고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