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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시 결산 - 조은채

👩🏻‍💻2018 전시 결산📊 - ✍️조은채 1. 가장 좋았던 개인전박민하 ‘Cosmic Kaleidoscope’(두산갤러리)이은새 (대안공간 루프)줄리앙 프레비유 (아트선재센터)박민하 작가의 ‘Cosmic Kaleidoscope’은 (두산갤러리)라는 전시 안에 있는 비밀 극장(?) 같은 느낌이 좋았다. 바깥에 포스터와 상영 시간이 적혀있고, 커튼을 열고 안으로 입장하는 구조. 괜히 유랑극단 공연 보러 입장하는 과거의 관객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의자도 극장 의자 같아서 오랜만에 영상을 정말 ‘관람’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미술관에서의 다른 많은 영상 작업이 이제 어떤 의미에서는 관람/몰입보다는 머물다 가는 방식의 ‘보기’가 더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는 점에서 오랜만이었다.) ‘Cosmic Ka..

  • 2019. 3. 1. 04:43

순례자의 현실감각, 김희천 <홈>

순례자의 현실감각 김희천, , 두산갤러리, 2017.11.29 – 12.23 글 조은채 40분가량의 영상 작업 ‘홈(HOME)’(2017)에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애니메이션 ‘호-무(ホーム)’가 삽입되어 있다. ‘호-무(ホーム)’의 주인공 에리카가 서울에서 실종된 할아버지를 추적하는 소녀 탐정이라면, ‘홈’의 화자는 ‘호-무’의 극성 팬으로 현실에서 에리카의 여정을 직접 반복하는 일종의 성지순례자이다. 김희천이 ‘홈’에서 그리고 ‘홈’ 속의 애니메이션 ‘호-무’에서 사용한 “실제 도시를 그대로 배경으로 쓰”는 방식은 별도의 세계관 없이도 보는 이가 ‘홈’ 또는 ‘호-무’를 현실적으로 느끼도록 만든다. ‘홈’은 현실의 관객이 ‘홈’을 보기 위해 두산아트센터에 오는 경로까지도 충실하게 구현하면서, 관객이..

  • 2018. 1. 25. 19:36

평평한 세계 돌아다니기, 김희천 <홈>

평평한 세계 돌아다니기김희천, , 두산갤러리, 2017.11.29. - 12.23. 글 콘노 유키(Yuki Konno) 탐정 애니메이션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탐정이 된 느낌이 들고 마음이 설렌다. 증거를 찾은 뒤, 장소를 옮기면서 그 인물을 뒤에서 쫓아가는 장면에선 긴장감이 고조된다. 그렇지만 끝끝내 추적대상을 잡지 못하고 결말이 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이때 탐정(의 시선을 공유하는 관람자)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이야기 속에 갇혀버린다. 이번 두산갤러리에서 소개된 김희천의 영상작업 '홈'도 마찬가지다. 가상의 애니메이션 '호-무(ホーム)'에 나오는 소녀탐정 에리카, 성지순례를 하는 화자, 그리고 관람자는 탐정의 시선으로 인물을 추적한다. 이들 모두 중간에 헤매고 길을 잃어버리는데 이때 가장 ..

  • 2018. 1. 19. 18:48

시야에 맺히는 이미지, 박광수 <부스러진>

시야에 맺히는 이미지박광수, , 두산갤러리, 2017.10.18 - 11.18 글 장예지 박광수 작가의 작업 앞에 서서 커다란 화면을 쪼개서 보았다. 다양한 두께의 검은 선과 그 틈새들이 메운 여느 사람의 신장보다 커다란 화면, 그리고 모호한 이미지. 그 중 가장 먼저 선에 대해서 생각한다. 우리는 미술 내에서 조형적 언어로 기능하는 다양한 선을 보아왔고 더불어 작가나 비평가들이 ‘선’에 대해 골몰하여 파생시킨 거대한(그렇게 보일 뿐이거나) 담론도 숱하게 접했다. 박광수 작가가 그려낸 이미지 안에 쌓인 ‘선’은 어떨까. 처음 작품을 앞에 섰을 때는 이렇게 큰 화면에 선을 그어낼 수 있는 알맞은 도구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작가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도구로 선을 그어낸다. 선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선을 그..

  • 2018. 1. 17. 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