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바깥의 몸, 김윤익 <포유류 대장간>

몸 바깥의 몸김윤익 , 공간 사일삼, 2018.7.14 - 7.29 글 이상엽 유토피아적인 몸 “이제부터 당신은 이 게임 속 대장간의 주인이 됩니다.” 대장간을 운영하는 대장장이를 모티브로 한 모바일 게임의 시작 화면에서는 앞선 문장이 제시된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그럴싸한 대장간과 함께 무기나 연장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게이머는 땀 흘려 기술을 익히지 않아도 이미 숙련된 대장장이가 되어 있다. 게임 속 용광로의 쇳물은 몇 초만에 펄펄 끓고, 게이머가 액정 화면에 가하는 가벼운 터치 몇 번이면 금세 빛나는 칼 한 자루가 생겨난다. 대장장이 탈을 쓴 게이머는 몸에서 한없이 자유롭다. 아무리 일 해도 땀이 흐르지 않고, 과로에 시달려 몸져 누울 일 없고, 무엇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

  • 2018. 9. 3.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