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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현실감각, 김희천 <홈>

순례자의 현실감각 김희천, , 두산갤러리, 2017.11.29 – 12.23 글 조은채 40분가량의 영상 작업 ‘홈(HOME)’(2017)에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애니메이션 ‘호-무(ホーム)’가 삽입되어 있다. ‘호-무(ホーム)’의 주인공 에리카가 서울에서 실종된 할아버지를 추적하는 소녀 탐정이라면, ‘홈’의 화자는 ‘호-무’의 극성 팬으로 현실에서 에리카의 여정을 직접 반복하는 일종의 성지순례자이다. 김희천이 ‘홈’에서 그리고 ‘홈’ 속의 애니메이션 ‘호-무’에서 사용한 “실제 도시를 그대로 배경으로 쓰”는 방식은 별도의 세계관 없이도 보는 이가 ‘홈’ 또는 ‘호-무’를 현실적으로 느끼도록 만든다. ‘홈’은 현실의 관객이 ‘홈’을 보기 위해 두산아트센터에 오는 경로까지도 충실하게 구현하면서, 관객이..

  • 2018. 1. 25. 19:36

평평한 세계 돌아다니기, 김희천 <홈>

평평한 세계 돌아다니기김희천, , 두산갤러리, 2017.11.29. - 12.23. 글 콘노 유키(Yuki Konno) 탐정 애니메이션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탐정이 된 느낌이 들고 마음이 설렌다. 증거를 찾은 뒤, 장소를 옮기면서 그 인물을 뒤에서 쫓아가는 장면에선 긴장감이 고조된다. 그렇지만 끝끝내 추적대상을 잡지 못하고 결말이 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이때 탐정(의 시선을 공유하는 관람자)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이야기 속에 갇혀버린다. 이번 두산갤러리에서 소개된 김희천의 영상작업 '홈'도 마찬가지다. 가상의 애니메이션 '호-무(ホーム)'에 나오는 소녀탐정 에리카, 성지순례를 하는 화자, 그리고 관람자는 탐정의 시선으로 인물을 추적한다. 이들 모두 중간에 헤매고 길을 잃어버리는데 이때 가장 ..

  • 2018. 1. 19.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