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와 분리된 사진, 박동균 <약한 연결>

피사체와 분리된 사진박동균 ‘약한 연결’ 시리즈 글 이기원 우리는 어떤 사물을 묘사한 그림을 볼 때, 그것을 종이나 캔버스 위에 내려앉은 물감이나 잉크의 결합물이라고까지 인식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림 속 사물을 실제 사물처럼 여기지도 않는다. (사물을 묘사한) 그림은 어디까지나 ‘OO를 그린 그림’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어떤 사물을 찍은 사진의 경우, 여기서 이 사진은 피사체가 되는 사물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흔히 제품사진이라 부르는 종류의 사진들, 그러니까 온라인 쇼핑몰 상품설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제품컷’ 또는 ‘상세 이미지’는 가장 재현에 충실해야 하는 사진으로 여겨진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재현에 충실하기를 요구받는 사진’이다. 우리는 패션 화보 사진에서 모델이 입은 것과 같은 모..

  • 2018. 2. 12.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