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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벽지: 페인팅과 오브제 사이, 혹은 오브제 위에서, 이미정 <The Gold Terrace>

'Multi-function storage box'(2018), (detail cut) 벽|벽지: 페인팅과 오브제 사이, 혹은 오브제 위에서이미정 , 아트딜라이트, 2018.11.09-12.02 글 콘노 유키 누워 있으면서, 시트, 베개 커버, 담요 커버 등을 그야말로 하찮은 장식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이것이 의외의 실용품이라는 사실을 스무 살 정도나 되어서 알고는, 인간의 검소함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1948)중에서 어떤 작품을 보는데 그것이 ‘더 이상’ 페인팅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란 그 작품에서 완전히 페인팅의 성격이 배제된 것을 말하지 않는다. 예컨대 건축물을 보고 페인팅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달리, 작품에 페인팅의 성격이 보이지만 적절하게 나오지 못했다..

  • 2019. 3. 3. 22:59

2018년 결산 : 한 해의 시작은 봄부터 아니겠어요 ( ͡° ͜ʖ ͡°)

와우산 타이핑 클럽의 2018년 결산✨은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시작했거나 종료된 전시를 기준으로 1명의 멤버라도 본 전시는 목록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트는 본래 콘노 유키가 내부용으로 작성해둔 ‘전시 격납고'에 기반합니다. 멤버 중 아무도 보지 못한 전시는 목록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므로 이는 2018년 전체 전시 리스트가 아님🙅🏻‍♀️을 밝힙니다. 멤버들은 2018년 한 해 동안 총 494개의 전시를 봤습니다. 이중 8명의 멤버가 모두 관람한🙋🏻‍♂️🙋🏻‍♀️ 전시는 총 12개였습니다. 시트에서는 494개의 전시를 개인전/단체전/레지던시/판매행사/오픈스튜디오/소장품전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했고, 전시 시작일을 기준으로 정렬했습니다. WTC 멤버들이 텍스트를 생..

  • 2019. 3. 1. 16:02

2018 전시 결산 - 김이현

👩🏻‍💻2018 전시 결산📊 - ✍️김이현 1. 가장 좋았던 개인전차슬아 (취미가)돈선필 (취미가)손주영 (취미가) 우선 취미가에서 열린 차슬아 작가의 가 재밌었다. 인벤토리 창 같은 벽면에 작가는 다양한 조각들을 채워 넣었고, 관객들에게 흔하지 않은 촉각의 경험을 제공했다. 이 단순한 경험은 관람객들의 시각에 대한 인지 과정을 혼란스럽게 했다. 눈으로 볼 때 예상되던 질료의 촉감이나 무게 등이 전혀 예상 밖이었던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다른 전시에서 조각을 마주할 때마다도 눈앞의 물질이 보이는 대로, 예상대로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계속하게 머물게 되었다. 또한. 취미가에서 열렸던 돈선필, 손주영 작가의 개인전도 좋았다. 돈선필 작가의 에서 재생된 영상은 게임 속 캐릭터에 관한..

  • 2019. 3. 1. 10:38

2018 전시 결산 - 조은채

👩🏻‍💻2018 전시 결산📊 - ✍️조은채 1. 가장 좋았던 개인전박민하 ‘Cosmic Kaleidoscope’(두산갤러리)이은새 (대안공간 루프)줄리앙 프레비유 (아트선재센터)박민하 작가의 ‘Cosmic Kaleidoscope’은 (두산갤러리)라는 전시 안에 있는 비밀 극장(?) 같은 느낌이 좋았다. 바깥에 포스터와 상영 시간이 적혀있고, 커튼을 열고 안으로 입장하는 구조. 괜히 유랑극단 공연 보러 입장하는 과거의 관객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의자도 극장 의자 같아서 오랜만에 영상을 정말 ‘관람’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미술관에서의 다른 많은 영상 작업이 이제 어떤 의미에서는 관람/몰입보다는 머물다 가는 방식의 ‘보기’가 더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는 점에서 오랜만이었다.) ‘Cosmic Ka..

  • 2019. 3. 1. 04:43

2018 전시 결산 - 이기원

👩🏻‍💻2018 전시 결산📊 - ✍️이기원 1. 가장 좋았던 개인전/작품송민정 (취미가) / 차슬아(취미가) / 우한나(왕산로9길 24 삼육빌딩) 어떤 분위기 자체를 자신의 작업으로 선보여왔다는 맥락에서 이전의 작업들은 이 분위기가 작용하는 범위가 영상이 상영되는 스크린 안으로만 한정됐다면, 이번 전시 에서는 이를 전시장 전체로 확장시키고, 관람객 개개인에게 주어진 태블릿과 이어폰을 통해 영상을 상영하면서 관람객이 작가가 제시한 분위기에 훨씬 더 몰입할 수 있게 유도했다. 특히 영상을 통해 관객의 동선과 이동하는 타이밍까지 제시하면서 단순히 어떤 영상을 시청하는 2차원의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 이것이 작가가 의도한 분위기의 공간과 연결되면서, 전시 관람의 경험에 공간과 시간의 축을 추가(음료를 구매했다면..

  • 2019. 2. 28. 21:10

2018 전시 결산 - 곽현지

👩🏻‍💻2018 전시 결산📊 - ✍️곽현지 1. 가장 좋았던 개인전 + 2. 기획 자체가 좋았던 전시 박소현, 이은지 (공간형/중간지점) + 박경진 (인사미술공간)종종, 미술의 존재감이 너무나 먼지같아서 미술을 둘러싼 모든 것이 사라져도 이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걸 생각하면 서운(?)할 때가 있다. 박소현과 이은지의 2인전 과 박경진의 개인전 은 이런 나약한 미술과 미술에 대해 글을 꼼지락거리는 더욱 나약한 나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은 물음표로 가득찬 전시였다. 전시의 리플렛이 주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고, 전시공간의 사물이 작품인지 그저 보관되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고, 이 작업은 2명 중 어떤 작가의 작업인지, 만져도 되는지, 살짝 만져본 뒤 작품의 흔해 빠진 물성을 확인하고, ..

  • 2019. 2. 28. 00:45

2018 전시 결산 - 콘노 유키

👩🏻‍💻2018 전시 결산📊 - ✍️콘노 유키 1. 가장 좋았던 개인전 이은새 (대안공간 루프) / 김민희 (합정지구)이미정 (아트딜라이트) / 유지영 (레인보우큐브갤러리) 공통적으로 페인팅인데 각각 작가의 의도나 지향점이 뚜렷해서 기억에 더 남은 것 같다. 이은새 작가와 김민희 작가는 젠더와 연관되는 주제를 공통적으로 보여주는데, 전자의 경우는 (장면으로 직접 다루기도 하는) ‘눈덩이를 세게 맞은 듯한’ 인상을 주는 반면, 후자의 경우는 평평한 대지에서 서서히 ‘융기’(기획자는 ‘발사’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지만)하며 상대적으로 잠잠한 표현 속에 튀어오른 힘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자는 “괴물들은 낮에는 과연 괴물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떠올릴 수 있었고, 밤이라는 상황설정이 어쩌면 (자연..

  • 2019. 2. 26. 21:51

2018 전시 결산 - 이상엽

👩🏻‍💻2018 전시 결산📊 - ✍️이상엽 1. 가장 좋았던 개인전 유지영 (레인보우큐브 갤러리)윤향로 (P21)이은새 (대안공간 루프)전현선 (대안공간 루프)최하늘 (산수문화) 먼저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렸던 회화를 다룬 두 작가의 개인전 전현선의 과 이은새의 . 두 작가의 대형 회화 작업들이 벽면에 큼지막하고 시원시원하게 걸려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것을 보면서 루프 지하 공간이 회화를 보여주기에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이은새의 작업은 이전부터 지켜보며 좋아했지만, 루프에서는 전과 달리 150호 크기의 큰 그림들이 주를 이뤘는데 이전과 소재, 기법은 동일하지만 규모가 달라졌을 때 주는 새로움이 확실히 있었다. 전현선은 올해 루프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회화 표면 내에..

  • 2019. 2. 26. 17:38

가면의 윤곽을 따라가며 (혹은 자정을 넘으면 풀리는 마법), 유정민 <내가 잘할게>

가면의 윤곽을 따라가며 (혹은 자정을 넘으면 풀리는 마법)유정민 가변크기, 2018.9.13 - 9.27글 콘노 유키 어떤 사람이 실제 가면을 썼을 때, 보는 사람은 가려진 부분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눈도 살짝 보이고 옆모습도 확인할 수 있고 가려주지 못하는 정보량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면은 변신을 위한 도구보다 어떤 것을 숨기기 위한 도구에 더 가깝다. 사실 가면의 ‘가(假)’자는 ‘거짓’이라는 뜻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임시’의 뜻도 포함한다. ‘임시적인 거짓 얼굴’이라 이해할 때 가면의 능력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즉 가면은 완벽하게 현실의 모습을 바꿀 필요없이 ‘잠깐 가리기’만 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가 어떤 (본인이 아닌) 역할을 수행할 때와 달리, 가면은 그 자리에서 그..

  • 2019. 1. 16. 21:59

우리가 딛고 설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유영진의 두 전시

우리가 딛고 설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유영진의 두 전시, 인사미술공간, 2018.8.17-9.15, 위켄드, 2018.11.17-12.16 글 곽현지 유영진은 두 달의 시차를 두고 열린 전시 (인사미술공간)과 (위켄드)에서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리즈를 통해 오래된 건물에 기생하고 있는 부속체들을 생물에 비유하고 가상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며 서울의 미감을 탐구한다. 사전적 의미의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은 캄브리아기(약 5억 4100만 년 전부터 4억 8500만 년 전까지)에 다양한 종류의 동물 화석이 갑작스럽게 출현한 지질학적 사건을 일컫는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거치면서 생물들의 다양성이 크게 늘어났으며, 그 결과 현생 환경에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형태적 및 생태적인 ..

  • 2019. 1. 16. 18:05

2018 광주비엔날레 <이제 오늘이 있을 것이다> 파빌리온 프로젝트

2018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광주시민회관, 2018. 9. 6 - 10. 20 글 김이현, 송이랑, 장예지 익명의 밍크, 익명의 오리, 익명의 회색곰으로 분한 와우산 타이핑 클럽 세 명의 필자가 2018년 9월 8일에 관람했던 2018 광주비엔날레의 파빌리온 프로젝트인 를 톺아본다. 시간적 격차로 인해 다소 휘발된 기억을 환기하기 위해 당시의 현장성을 담은 텍스트와 사진 등을 참고했다. 세 명은 하나의 전시에 대해 리뷰를 공유했고 구글 문서에 동시 접속하며 하나의 텍스트를 생산했다.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2018 광주비엔날레의 위성 프로젝트로 해외의 미술기관을 초대하여 연계 전시를 개최한다. 파리의 팔레 드 도쿄는 이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통해 광주시민회관이라는 낡은 공간에 작가 11명(팀)의 작품..

  • 2019. 1. 16. 17:03

'별자리'로 그은 선, 2018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

‘별자리’로 그은 선2018 광주비엔날레 중 GB커미션(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별자리'), 국군광주병원, 2018. 9. 7 - 11.11 글 이상엽 1980~2018 그러한 시도는 늘 있어 왔다.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과 장소의 재경험을 이끄는 시도들, 역사성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이야기와 작품들. 오늘날 활자,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로삼아 재구현된 역사적 순간들은 그 매체가 무엇이 되었든 그 결과물이 수용자인 관객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공명하기를 기대받는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관객이 가지게 될 경험은 ‘간접 경험’이며, 그 방점은 대체로 ‘경험’보다는 ‘간접’에 찍히곤 한다. 관객은 그때 그곳에 있지 않았으므로. 역사적 사건을 다시금 구현하는 시도들은 대개 사건의 지독한 실태를 정..

  • 2019. 1. 14. 16:53